부작용 적은 당뇨병 치료제 개발 가능성 열려

▲ 대장균을 포식하는 믹소코쿠스 잔투스와 세균을 포식하는 백혈구
백혈구가 생산하는 지질조절제는 루코트리엔임을 알고 믹소코쿠스 잔투스가 생산하는 지질조절제를 조사한 결과 헤폭실린과 트리오실린임을 규명했다.
▲ 현재까지 확인된 헤폭실린과 트리오실린 및 그 유사체
현재까지 보고된 헤폭실린과 트리오실린의 합성 경로이다. 파란색 상자로 표시된 물질은 인간을 비롯한 포유류 내에서 생성돼 현재까지 보고된 헤폭실린과 트리오실린을 나타낸 것이고, 빨간색 상자로 표시된 물질은 연구를 통해 미생물 효소들을 이용해 생합성된 헤폭실린과 트리오실린을 나타낸 것이다(ARA: arachidonic acid, EPA: Eicosapentaenoic acid, DHA: Docosahexaenoic acid, HpETE: Hydroperoxyeicosatetraenoic acid, HpEPE: Hydroperoxyeicosapentaenoic acid, HpDOHE: Hydroperoxydocosahexaenoic acid, HX: Hepoxilin, TrX: Trioxilin).
▲ 미생물 지방산화효소로 전환된 헤폭실린이 PPARγ 활성이 미치는 영향
믹소코쿠스 잔투스 유래 지방산화효소로 전환된 헤폭실린류와 트리오실린류가 PPARγ 활성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했다.
(a-d) 각각 헤폭실린 B3, 헤폭실린 D3, 트리오실린 B3 그리고 트리오실린 D3가 PPARγ의 활성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했다. 단독적으로 처리했을 때는 기존의 작용제로 알려진 트로글리타존(Troglitazone)보다 활성이 낮지만 PPARγ의 전사활성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트로글리타존과 혼합 처리 시에도 효과적으로 증가시키는 것을 확인했다.
(e) PPARγ의 수용체 결합부위(receptor binding domain)에 hepoxilin과 trioxilin이 결합돼 있는 모델링 구조를 컴퓨터 분석을 통해 나타냈다.
(f) 헤폭실린 B3가 PPARγ의 수용체 결합부위에 결합했을 때, 확인되는 결합 포즈와 상호작용을 가지는 잔기를 나타냈다.
(g) 기존의 PPARγ의 작용제로 알려져 있는 치아졸리딘디온계의 로지글리타존(rosiglitazone)과의 상호작용 잔기 비교했다. 왼쪽은 로지글리타존이 PPARγ의 수용체 결합부위의 특정 아미노산인 GLN286, SER289, TYR473과 상호작용을 가지는 것을 보여주며, 오른쪽은 헤폭실린 B3가 PPARγ의 수용체 결합부위의 특정 아미노산인 GLN286, SER289, HIS323과 결합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건국대학교 오덕근 교수 연구팀이 미생물에 존재하는 효소를 이용해 인체 내 존재하는 지질 조절제와 유사한 물질들을 개발했고, 당뇨병 치료제로서의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밝혔다.

지질 조절제(Lipid mediator)는 면역, 항염증, 포도당 대사 조절, 지방 대사 조절 등 다양한 생리활성 기능에 관여하는 물질이다.

당뇨병은 인슐린 분비 및 기능의 문제로 생기는 난치성 대사질환이다. 최근 30대 이상 성인의 10명 중 3명이 당뇨병 또는 고위험군으로 보고되면서 이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현재 사용되는 당뇨병 치료제는 강력한 효과에 비해 심부전 발병 및 체중 증가 등의 부작용을 동반하고 있어, 대체 치료제의 개발이 시급하다.

연구팀은 부작용이 적은 당뇨병 치료를 위해 천연 물질의 발굴에 주목했고 일부 미생물로부터 인간 유래 지질조절제인 헤폭실린, 트리오실린 등의 물질들을 합성해 냈다.

헤폭실린은 인슐린 분비 촉진, 칼슘의 수송 등의 생리활성을 돕는 물질이고, 트리오실린은 헤폭실린이 가수분해효소에 의해 전환되는 3개의 수산기를 가지는 물질이다.

또한 연구팀은 세균에서 지질 조절제의 생합성에 관여하는 효소와 그 대사 경로도 규명했다. 인간 체내에서 지질 조절제를 합성하는 지방산화효소, 수산화지방산 형성효소와 같은 기능을 갖는 유사 단백질을 미생물에서 발견했고, 이를 활용해 다양한 지질 조절제를 생합성했다.

연구팀은 다양한 미생물에서 지질 조절제를 합성할 수 있는 세균을 조사해 믹소코쿠스 잔투스(Myxococcus xanthus)를 동물성 지방산인 아라키돈산과 같이 배양했을 때, 헤폭실린과 트리오실린이 생성됨을 확인했다.

인간유래 효소들을 주형으로 해, 믹소코쿠스 잔투스(Myxococcus xanthus) 내에서 지질 조절제 생성과 관련된 유전자 후보군을 8종류 선정했다. 후보군을 복제 후 효소 발현 및 각 효소의 반응물을 확인하는 실험을 통해 지질 조절제 생성과 관련된 2종류의 지방산화효소와 1종류의 수산화지방산 형성 효소(에폭사이드 가수분해효소) 및 고리형 지방산화효소를 확정했다.

연구팀은 2종류의 지방산화효소와 1종류의 수산화지방산 형성 효소를 이용해 총 10종류의 헤폭실린류와 트리오실린류의 생성을 확인했으며, 그 중에서 헤폭실린 B5, 헤폭실린 D3, 헤폭실린 E3, 트리오실린 B5, 트리오실린 D3, 트리오실린 E3는 현재까지 보고된 적이 없는 새로운 물질로 확인됐다.

특히 헤폭실린 E3와 트리오실린 E3를 제외한 나머지 8종류의 물질은 효소들이 재조합 대장균를 이용하여 고농도 생산이 가능했다.

기존 생체 내에서 생성되는 헤폭실린은 페록시좀 증식체 활성화 수용체 (PPARγ)에 작용해, 인슐린 조절 등의 생리활성 기능을 조절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연구팀에서는 미생물 효소들을 이용해 생성한 헤폭실린과 트리오실린을 페록시좀 증식체 활성화 수용체(PPARγ)에 처리해, 헤폭실린 B3, 헤폭실린 B4, 헤폭실린 D3, 트리오실린 B3, 트리오실린 D3가 페록시좀 증식체 활성화 수용체(PPARγ)의 활성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러한 결과는 구조 분석을 통해 수용체에 결합하는 부위로도 확인할 수 있었다.

기존 당뇨병 치료제는 페록시좀 증식체 활성화 수용체(PPARγ)에 강하게 결합해 체중 증가 등의 부작용이 존재하지만 미생물 효소를 이용해 생성한 헤폭실린과 트리오실린은 약하게 결합하며 기존 당뇨병 치료제와는 다른 위치에 작용해 부작용이 적은 것으로 밝혀졌다.

이번 연구를 통해 인간을 포함한 포유류에 존재하는 지질 조절제를 미생물인 세균에서 유래된 효소를 이용해 생합성했으며, 그 중에서도 6종류는 보고된 적이 없는 신규 물질로 확인했다. 현재까지 여러 가지 어려움으로 인해 생산할 수 없을 것이라 생각했던 지질 조절제를 활성이 우수한 미생물 유래 효소를 이용해 생합성함으로써, 다양한 지질 조절제의 생합성 가능성을 제시했다.

인체 내에서 포도당 대사 조절에 관여하는 헤폭실린과 트리오실린은 당뇨병치료제로서 기존의 화학적으로 생산된 치아졸리딘디온계의 물질과 비슷한 양상의 활성을 보이나 부작용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므로 이 연구성과는 치아졸리딘디온계의 체료제로 인한 여러 가지 부작용과 문제점을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당뇨병 치료제 후보물질을 미생물 효소로 생합성했다는 데 중요한 의미가 있다.

오덕근 교수는 “이 연구는 인체 내에 극미량 존재하는 지질 조절제를 미생물을 이용해 대량으로 개발‧생산해 낸 것이며 향후 당뇨병 치료, 염증치료, 감염치료 등의 기능이 있는 다양한 지질 조절제를 생합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연구의 의의를 설명했다.

이 연구 성과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기초연구지원사업(개인연구)의 지원으로 수행됐으며,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Nature communications) 1월 9일자에 논문명 ‘Biotransformation of polyunsaturated fatty acids to bioactive hepoxilins and trioxilins by microbial enzymes’, 오덕근 교수(교신저자, 건국대학교), 안정웅(제1저자, 건국대학교), 송용석(참여저자, 건국대학교), 김경록(참여저자, 건국대학교), 고윤주(참여저자, 서울대학교), 윤도영(참여저자, 건국대학교) 등으로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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