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스트 화학과 이해신 교수 연구팀과 공동 연구

▲ 탄닌산으로 제조한 단백질 복합체가 심장 조직에 누적 및 4주간 장기적 독성 여부를 보여주는 연구 결과
▲ 탄닌산으로 제조된 단백질 복합체의 심장 세포 내의 전달 효과 및 심근경색 동물 모델에서의 바이러스 유전자 발현 효율 및 치료기능성을 보여주는 연구결과
안전성평가연구소(KIT) 예측모델연구센터 생체신호연구그룹 김기석 박사 연구팀은 카이스트(KAIST) 화학과 이해신 교수 연구팀과 공동으로 와인이 갖고 있는 떫은맛을 내는 물질인 탄닌산(tannic acid)을 단백질, 펩타이드 등의 약물과 혼합시킨 후 간단한 정맥주사만으로 약물들이 심장조직으로 보내진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현재 심혈관계 질환을 치료하는 방법으로는 직접 수술하거나 카테터 삽입술 등을 활용하고 있으나 부작용이 크고, 화학약물요법 및 치료용 단백질 제재 등을 심장에 전달하는 일반 정맥주사는 심장의 강한 운동성 때문에 약물 전달 효율을 저하시킨다는 한계를 지닌다.

KIT와 KAIST 공동 연구팀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탄닌산(tannin acid)을 이용했다. 탄닌산은 폴리페놀 분자의 일종으로 과일껍질, 견과류, 카카오, 와인 등에 다량으로 존재하며, 혀에 존재하는 점막 단백질과 결합해 떫은맛을 느끼게 한다고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탄닌산과 단백질의 분자 간 강한 결합력을 이용해 치료용 단백질, 유전차 전달체인 바이러스 또는 기능성 펩타이드 약물 등을 섞어 주는 방법으로 단백질을 입자화시켰고, 이를 정맥주사로 투여했을 때 심장을 표적화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탄닌산을 이용한 단백질 입자화는 일종의 ‘분자 수준에서의 코팅 기술’로, 입자화된 단백질 복합체 표면에 코팅된 탄닌산은 심장의 기능을 유지하기 위해 구조특이적으로 밀집된 세포외 기질의 엘라스틴 및 콜라겐 단백질과 강한 상호작용을 가진다는 점에서 심장 조직에 부착된 상태로 오랜 시간 머무르게 하는 ‘심장 표적화’ 기술을 구현한다.

연구팀은 실제로 심근경색 동물 모델에 탄닌산과 섬유아세포 증식인자(Basic fibroblast growth factor; bFGF)를 섞어서 만든 제형을 주입했을 때, 4주 후 심근경색이 일어난 크기가 감소했음을 확인했으며, 심장 기능성을 보여 주는 임상적 지표인 좌심실 압력 및 심박출량 등이 정상 모델에 가깝게 호전되는 것을 확인했다.

특히 탄닌산/단백질 복합체는 체내 정맥주사했을 때 4주 후 어떠한 독성도 나타내지 않았으며, 개체의 체중변화나 기타 임상병리학적 수치도 정상 수치를 유지하고 있음을 확인했다.

이 기술은 심장 질환을 효율적으로 치료하기 위한 표적화 약물전달 기술이며, 향후 단백질 기반의 다양한 신약에 적용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KIT 예측모델연구센터 김기석 박사는 “개발된 탄닌산을 이용한 심장약물전달 방법은, 심장질환에 관련돼 지금까지 많은 약물들이 개발됐음에도 불구하고 상대적으로 이들 약물을 심장에 효율적으로 전달하는 방법이 개발되지 않았음을 고려할 때, 기존 약물들을 새롭게 포뮬레이션해 개량신약으로 만들 수 있는 원천기술”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산업통상자원부 바이오산업핵심기술개발사업에서 지원받아 수행됐으며, 연구결과는 네이처 자매지 ‘네이처 바이오메디컬 엔지니어링(Nature Biomedical Engineering)’ 4월 30일자 온라인 판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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