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 절반 이상(57.6%), “거동 불편해도 살던 곳에서 여생 마치고 싶다”

보건복지부는 노인의 가구 형태 및 가족 관계, 소득·건강·기능 상태, 생활환경 및 가치관 등에 대해 2017년 4월부터 8개월에 걸쳐 조사(조사기관 한국보건사회연구원)한 결과를 발표했다.

이 조사는 2008년에 노인복지법에 근거가 마련된 후 네 번째로 실시됐으며, 노인의 실태와 정책 효과 등을 파악하는 데 활용되고 있다.

노인실태조사의 주요 결과는 다음과 같다.

노인의 일반적 특성 : 고령노인 증가, 학력수준 향상
연령 구성을 살펴보면, 지난 10년간 65세 이상 노인 중 80세 이상 노인의 비중이 지속적으로 증가했다(2008년 16.0% → 2014년 20.6% → 2017년 21.7%). 평균연령도 74.1세로, 2008년 72.9세, 2014년 73.9세에 비해 높아졌다.

학력 수준은 전반적으로 향상됐는데, 무학의 비율이 급격히 감소(2008년 15.3% → 2014년 9.6% → 2017년 6.6%)하고, 중학교 이상자가 절반 가량으로 증가했다(2008년 29.0% → 2014년 37.6% → 2017년 41.7%).

 
가족 및 사회적 관계 : 독거 증가, 사회적 관계망의 약화
가구 형태를 살펴보면, 독거노인이 증가(2008년 19.7% → 2014년 23.0% → 2017년 23.6%)했으며, 노년기에 자녀와 동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응답(2008년 32.5% → 2014년 19.1% → 2017년 15.2%)도 10년 만에 절반으로 하락해, 독거노인 증가 추세는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단독가구 생활상의 어려움이 없다는 응답은 44.5%로 2014년(12.7%)에 비해 크게 증가하였다. 그러나 85세 이상 노인과 저소득 노인은 80% 정도가 어려움을 경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단독가구 생활의 어려움은 아플 때 간호(19.0%), 경제적 불안감(17.3%), 심리적 불안감 및 외로움(10.3%) 순이었다.

 
기혼자녀와 거주 사유로는 ‘당연하다’는 규범적 이유가 크게 감소(2008년 43.4% → 2014년 15.6% → 2017년 14.8%)하고, ‘자녀 또는 노인의 필요로’가 많아져 변화한 가족관을 확인할 수 있었다.

가까운 친인척, 친한 친구‧이웃이 있는 경우, 비동거 자녀와 왕래‧연락하는 비율이 모두 낮아져 사회적 관계망이 과거보다 약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대다수가 친인척과 연 1~2회 왕래(43.2%)하나 친구‧이웃‧지인과는 주 1회 이상(78.2%) 왕래해, 친인척보다 친구‧이웃‧지인과 더 친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 상태 및 활동 : 공적이전소득 증가, 미취업자의 약 10%가 근로 희망
노인 개인 소득의 구성 비율 중 공적이전소득 비율이 2017년 36.9%로 가장 크며, 지난 10년간 꾸준히 증가했다. 공적이전소득은 공적연금, 기초연금, 기초생활보장급여, 기타 공적급여 등을 말한다. 이는 기초연금 및 국민연금 등의 성숙의 결과로 판단된다.

 
노인은 소비 관련 항목 중 주거관련 비용(30.4%)을 가장 부담스러워 하며 다음으로 보건 의료비(23.1%) - 식비(18.7%) -경조사비(4.4%) 순이다.

노인의 30.9%가 일을 하며, 주로 단순 노무직(40.1%), 농림어업(32.9%) 등에 종사하고 있다. 산업 구조의 변화로 농림어업 종사자 비중은 감소(2008년 60.5% → 2017년 32.9%)했으나 급여 등이 높지 않은 단순노무 종사자 비율이 증가(2008년 24.4% → 2017년 40.1%)해 정책적 관심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노인의 9.4%는 현재 일하고 있지 않으나 향후 근로를 희망했으며, 초기 노인, 고학력 노인의 희망비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 생계비 마련(73.0%)을 위해 경제활동을 하고 있었으나 그 비율은 점차 감소하고 있다. 고학력일수록, 소득이 많을수록 능력 발휘, 경력 활용 등 비경제적 사유를 위해 일한다는 비율이 높았다.

건강 및 보건의료 실태 : 만성질환은 증가, 건강 행위는 개선
89.5%가 만성질환을 앓고 있고, 평균 만성질환은 2.7개로 2008년(1.9개)에 비해 증가했다(3개 이상 만성질환보유자 30.7% → 51.0%).

흡연율 10.2%, 음주율 26.6%, 운동실천율 68.0%로 과거에 비해 노인의 건강행위는 긍정적으로 개선됐다. 건강검진 수진율 82.9%, 치매검진 수진율은 39.6%로 건강검진에 비해 낮게 나타났다.

 
21.1%는 우울증상이 있으며 6.7%가 자살을 생각해본 적이 있다고 응답했고, 그 중 자살을 시도한 응답자는 13.2%였다.

응답자의 14.5%가 인지기능 저하자로 나타났고 고연령, 무배우자, 읍면지역에서 인지기능 저하자의 비율이 높게 나타났다.

여가 및 사회활동 : 활동적 노인 증가, 낮아지는 경로당 이용율
노인의 99.3%가 TV를 시청하며, 그 외의 여가활동은 산책(27.5%), 스포츠 참여(16.6%), 화초 텃밭 가꾸기(12.0%) 순이었다.

스포츠, 산책 등 적극적인 야외 활동이 증가해 활동적인 노인이 증가함을 확인할 수 있었다(스포츠 참여 2014년 10.2% → 2017년 16.6%).

노인의 23.0%가 경로당(6만 5000개)을, 9.3%가 노인복지관(352개소, 2016년말 기준)을 이용하고 있었다. 경로당 이용 사유는 친목 도모(91.4%), 식사 서비스(57.2%)가 많으며, 노인복지관은 취미 여가(49.6%), 친목 도모(42.3%), 식사 서비스(27.5%) 순이었다.

경로당 이용률은 지속적으로 낮아지고 있으나(2008년 46.9% → 2017년 23.0%), 읍면부에서는 48.5%로 동부와 큰 차이(11.5%)가 있었다.

사회활동의 경우, 평생교육(복지관·평생교육원 등) 참여율은 12.9%이며, 자원봉사활동 참여율은 3.9%로 2014년과 유사했다.

노인의 생활환경 및 안전실태 : 시설 입소보다 재가 선호, 운전 증가
노인의 약 79%는 현재 주거지에 만족하며, 불만족 사유는 주로 주방, 화장실, 욕실 사용 불편 등이었다.

가정 내 노인편의설비를 갖추고 있는 경우는 6.1%에 불과하고, 노인복지관의 위치도 멀리 떨어져 있는(도보 30분 이상 2014년 65.1% → 2017년 55.9%) 등 생활환경이 열악했다.

노인의 88.6%는 건강할 때 현재 집에서 거주하기를 원했다. 57.6%가 거동이 불편해져도 재가서비스를 받으며 현재 살고 있는 집에서 계속 살기를 희망했다. 31.9%는 돌봄, 식사, 생활 서비스가 제공되는 노인요양시설 등 희망하며 90% 이상의 노인이 유료서비스 이용 욕구가 있었다.

운전하는 노인은 18.8%로 2011년(12.2%)보다 증가했으며, 운전을 그만둔 연령도 62.1세로 전보다 높아졌다(2011년 57.7세).

그러나 운전중인 노인의 11.1%가 시력 저하, 판단력 저하, 반응속도 저하 등으로 운전 시 어려움이 있다고 토로했다.

노후생활 등에 대한 인식 : 연명치료 반대, 노인 기준은 70세 이상
노인의 91.8%(2014년 88.9%)가 연명치료에 반대해 연명치료 중단에 대한 공감대를 확인할 수 있었다.

화장을 선호하는 비율이 2008년 45.6%에서 2017년 71.5%로 크게 증가해 변화한 장례문화를 반영했다.

86.2%가 노인의 연령기준을 ‘70세 이상’으로 생각(2008년 68.3%)해 노인 기준에 대한 노인들의 인식 변화를 알 수 있었다.

지하철 무임승차의 경우, 현행 유지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67.6%)이 다수이나 매우 동의(11.7%)보단 동의(55.9%)가 많아 소극적 찬성이 우세했다.

무임승차에 대해 중립 또는 부정적인 노인은 제도 개편 시 ‘무임승차 연령 상향조정’(86.6%)을 ‘운임 일부 본인부담’(67.1%)보다 선호했다.

노후생활비의 마련 방법은 ‘본인과 국가가 준비’ 33.7%, ‘본인 스스로’ 34.0%, ‘국가 차원’ 14.1% 순이었다.

박능후 장관은 “이번 노인실태조사를 통해 어르신의 복지 수요와 가치관 변화를 확인할 수 있었다”면서, “노인실태조사 결과를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에 보고해, 제3차 저출산고령사회기본계획 재구조화에 활용하는 한편, 전문가 자문‧관계부처 협의 등을 통해 주거‧고용‧돌봄‧안전 등 분야별 정책과제를 발굴해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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