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더 이상 마약으로부터 안전하지 않다.

마약 청정국이라고 불리던 옛 기억을 떠올리며 마음놓고 있기에는 상황이 좋지 않은 요즘이다.

얼마 전 강남의 유명 클럽인 버닝썬에서 일어난 사건이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처음에 단순 폭력 사건으로 시작됐던 버닝썬 사태는 데이트 강간 약물로 불리는 'GHB(속칭 물뽕)'를 사용한 성폭력 의혹이 제기된 이후 마약 유통과 성접대, 경찰과의 유착 등에 대한 의혹이 추가로 제기되면서 일파만파 그 여파가 커지고 있다.

예전에는 마약과 관련된 사건이 우리 사회의 일부 특정 계층에서만 나타나는 문제라고 생각하던 시절도 있었다. 그러나 이번 버닝썬 사태로 나타난 상황은 마약이 더 이상 우리 사회의 일부 특정 계층이나 지역에서만 일어나는 사건이 아님을 보여줬다.

세계보건기구(WHO)의 보고에 따르면, 마약류는 △약물사용에 대한 욕구가 강제적일 정도로 강하고(의존성), △사용약물의 양이 증가하는 경향이 있으며(내성), △사용을 중지하면 온몸에 견디기 힘든 증상이 나타나고(금단증상), △개인에 한정되지 아니하고 사회에도 해를 끼치는 약물로 정의돼 있다. 결국 마약에 의한 폐해는 마약을 복용한 본인은 물론 사회에도 돌이키기 힘든 손실을 입히는 것이다.

국회 법사위 간사 김도읍 의원(자유한국당)은 지난 13일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마약사범 검거현황’ 자료를 발표한 바 있다.

이에 따르면 지난 해 10대 마약사범은 104명으로 전년 대비 50.72%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고, 연도별 10대 마약사범 검거 현황은 2014년 75명, 2015년 94명, 2016년 81명, 2017년 69명, 2018년 104명이었다. 2015년 이후 감소하던 10대 마약범죄가 지난해부터 다시 상승세로 돌아선 것이다.

김 의원은 "SNS를 비롯한 온라인 등을 통해 마약이 우리 사회에 퍼지고 있고 특히 청소년이 마약으로부터 쉽게 노출돼 위협을 받는 실정"이라고 지적하면서, 학교에서 청소년 마약 예방 교육을 의무화하는 것을 골자로 한 학교보건법을 개정해 발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관세청이 발표한 마약류 밀수 동향 분석에 따르면, 관세청은 2009년도에는 총 150건, 42㎏ 상당의 마약류를, 2018년에는 총 660건, 426kg의 마약류를 적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10년만에 건수로는 4.4배, 양으로는 10.1배가 늘어난 것이다.

이렇게 보자면 결국 우리나라는 더 이상 마약으로부터 안전하지 않은 것이다.

마약은 더 이상 강 건너 불구경도 아니고, 내 발등에 떨어진 불이며, 내가 사는 집 담을 넘어온 강도인 것이다. 발 등에 떨어진 불은 끄고 담 넘어온 강도는 잡아야 한다.

검찰과 경찰의 강력한 마약류 단속과 함께 식약처 등을 포함한 정부기관들의 약물 오남용 방지를 위한 노력들도 중요하고, 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 등 민간에서 마약 근절을 위한 사업을 꾸준히 펼칠 수 있도록 정부의 적극적인 도움도 절실히 필요하다. 또한, 국민 모두가 나서 우리 주위를 살피고 우리 아이들을 돌보아야 할 것이다.

저작권자 © 닥터더블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