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다.
어느 해보다도 다사다난했던 한 해가 가고 희망이 가득차기를 기대하는 새 해가 밝았다.

2020년은 단순한 관용구로서가 아닌 실제로 많은 이들이 고난을 견뎌낸 한 해였다. 학생들이, 소상공인들이, 의료진들이, 공무원들이 그리고 모든 국민들이 각자 자신의 위치에서 버텨내야 했다. 비단 우리 나라만이 아니라 세계의 모든 나라가 코로나19로 인한 펜데믹으로 어려움을 겪어야 했으며 아직도 겪고 있다.

관광업은 말할 것도 없고 경제의 거의 모든 부분이 어려움을 겪었으며, 우리의 건강과 생명마저도 위협받아 일 년 가까운 시간 동안 전전긍긍해야 했다. 백신과 치료제가 없어 그저 참고 또 참는 것밖에는 뾰족한 방법이 없었던 한 해였다. 그래서 새로 한 해가 시작되는 지금 우리는 희망을 고대한다.

2020년이 끝나갈 무렵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소식이 들렸다. 일 년 가까운 시간 동안 끝을 알 수 없었던 어두웠던 터널에 드디어 끝이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몇몇 국가에서는 백신 접종이 시작됐고, 우리 나라는 2021년 하반기부터 일반적으로 백신 접종을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이다.

이대로라면 우리는 밝은 내일을 기다리며 희망을 노래할 수 있을까?
아쉽지만 마냥 낙관하기에는 이른 것처럼 보인다. 해 뜨기 전 새벽이 가장 어둡다고 했던가? 백신에 대한 소식으로 희망을 품어야 할 지금 우리는 코로나19의 3차 대유행으로 그동안의 어려움이 우습게 보일 정도로 고난의 시기를 겪고 있다.

우리는 그동안 스스로도 대견해 할 만큼 잘 견디고 버텨왔다. 코로나19 펜데믹이 선포된 이후에도 전 세계에서 손꼽힐 만큼 코로나19를 잘 방어해 왔었다. 그래서 작금의 코로나19 3차 대유행이 더욱 뼈아플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우리는 백신이라는 방법이 도착할 때까지 코로나19의 3차 대유행을 견뎌내야 한다.

생각해 보자. 코로나19의 3차 대유행은 과연 추위라는 계절적 의미만이 원인이 됐을까? 우리 나라의 국민들 대부분은 그동안 정부가 안내하는 방역수칙을 잘 지키면서 손해를 좀 보더라도 참고 견디는 모습을 보여 주었다. 그리고 이러한 태도가 코로나19의 방역에 큰 힘이 된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몇몇 사람들이 미꾸라지처럼 물을 흐리고 자신의 작은 이익도 놓치기 싫어 방역에 혼선을 빚는 모습도 우리는 생생히 봐왔다. 공동체의 구성원으로서 서로를 신뢰하고 묵묵히 견뎌온 우리였지만 이런 소식을 접할 때마다 기운이 빠지고 피로감이 드는 것은 인지상정일 것이다.

한편으로는 정부의 대응이 만시지탄이 아닐지 짚어봐야 할 것이다. 정부의 자화자찬으로 일이 끝나지 않기를 바란다. 일을 잘 한다는 것은 끝맺음을 잘 한다는 말과도 같다. 이제까지 아무리 잘 해왔다 할지라도 끝이 엉망이면 그 일은 망한 것이다. 주변의 칭찬이나 비난에 일희일비하거나 사태를 낙관하거나 우습게 여기지 말고 중심을 잡아 차분히, 꾸준하게 그리고 놓치는 부분 없이 코로나19의 3차 대유행이라는 숙제를 풀어가야 할 것이다. 2.5단계든 3단계든 지키지 않는다면 경제만 어려워질 뿐이다.

끝으로 정부는 모든 국민들이 방역수칙을 잘 이해하고 지킬 때까지 계속해서 자세히 설명해야 할 것이고, 국민들도 자신과 가족 그리고 이웃들을 위해 방역수칙을 이해하고 지키는 데 힘을 모아야 할 것이다.

우리는 IMF 시절에도 국난 극복을 위해 전 국민이 나서 금모으기를 실천했던 그리고 나라에 어려움이 닥칠 때마다 힘을 모아 이겨냈던 저력이 있는 민족이다. 이제 우리는 스스로를 믿고 서로를 격려하며 고난의 끝맺음을 잘하자.

2021년 신축년(辛丑年)이 밝았다. 새해는 희망이 가득가득 차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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